👨💻 개요
좀 늦었지만 1/3분기 회고를 작성해 본다.
내가 어쩌다 '코딩 놓으려 했는'지, 다시 개발을 시작하며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위주로 회고해보았다.
💾 개발 관련
⏸️ 코딩을 놓다
단단한 채용 시장의 벽에 부딪히고 나서 한동안 폐인처럼 지냈다.
옛날에 샀던 닌텐도 스위치를 붙잡고 온종일 게임을 하거나, 유희왕 등의 옛날 애니메이션들을 정주행하며 시간을 때우는 게 일상이었다. 그나마 PT를 받으러 나가거나, 지인 부탁으로 낭독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연습하러 가는 거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솔직히 그 시간들이 너무 즐겁고 행복해서 평생 그렇게 살고 싶었다.
⏺️ 끝나지 않은 팀 프로젝트
하지만 내겐 마치지 못한 팀 프로젝트가 하나 있었다.
<FECA\>라고 하는 페미니즘에 관련된 어휘를 하이라이팅하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 개발이었는데, 이 작업을 끝내지 않으면 코딩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폴더가 내 깃허브에 있었고 개발 인력이 나 혼자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거의) 울면서 VS Code를 켤 수밖에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FECA>는 데드라인에 맞춰 마감이 되었다.
내가 속한 커뮤니티 코드포코리아에서 올해 첫 번째 밋앤핵(Meet & Hack)을 진행했고, 지역화폐 팀과 우리 팀이 발표를 했다. 나 역시 팀원으로서 밋앤핵에 참여를 했고, 여러 명의 참여자들에게 사용자 경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성취감을 느꼈고, 이를 친구한테 공유했다.
2024년 2월, 그렇게 나는 친구가 인용한 박재범(Jay Park)의 말 때문에 "코딩 놓으려 했는데" 놓지 못한 사람이 되었다.
🎐 방향을 찾아보자
코딩을 다시 잡고 나는 개발자로서의 내 방향성에 대해 고민했다.
작년 한 해를 복기해보면 나는 부트캠프 출신 신입 개발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때문에 상향 평준화가 된 채용 시장에서 작년과 차별화된 지점을 보여주려면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줄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나를 어떤 개발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채용 시장에서 나가리가 된 부트캠프 출신 비전공자의 꼬리표를 떼고 싶었다. 그런 페르소나에 오래 갇혀 있고 싶지 않았고, 그게 나를 좀먹는 느낌이 들었다. 네트워킹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이 나를 만날 때마다 취업의 어려움에 대해 얘기하는 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 페르소나를 새로 정의해야만 했다.
우선 내가 속한 커뮤니티 코드포코리아의 색깔을 가져오기로 했다.
때마침 지난 밋앤핵에서 코딩을 배워 안전대피시설 지도를 만든 일본 소방관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순전히 채용만을 위해 코드를 작성하는 내가 부끄러워졌다. 이후로도 공익에 기여하는 프로젝트를 계속 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시빅해커를 지향하게 되었다.
하지만 시빅해커라는 키워드 만으로 나를 정의하기에는 2%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2%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때 트위터로 사이드 프로젝트 구인 글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케이팝 아이돌 취향표를 리뉴얼하는 작업인데 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합류했다.
타이가 님에게 프로젝트에 대한 얘기를 듣고 하나의 프로젝트를 꾸준히 발전시켜 온 노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여태까지 참여했던 프로젝트는 모두 서버가 내려간 상태였기 때문에.. 뿐만 아니라 이 취향표는 꾸준히 사용하는 유저들이 존재했다. 팀에 합류하고 나서 실제 사용자가 있는 프로덕트를 만들고 프로덕트를 꾸준히 발전시키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그렇게 내 방향성에 프로덕트 엔지니어라는 키워드를 추가했다.
🏄♂️ 개인 관련
📦 알바 시작
꾸준히 개발자를 준비하면서 꾸준히 생활고에 시달렸다. 여기가 에스컬레이터인 줄 알고 올라 탔는데 낭떠러지였을 줄이야. 작년 하반기 공론장 활동과 발제 등을 통해 좀좀따리 부수입을 냈지만 1인 가구로서, 가족의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꾸준한 수입이 필요했다. 때마침 이사를 가면서 큰 지출이 발생하기도 했고.
그러다 4월 초, 서초구에 있는 커머스 회사 물류팀에서 풀타임 알바를 구해서 바로 면접을 보고 그 다음 날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일은 어렵진 않았지만 고된 편이었다. 때문에 공부할 시간을 할애하기는커녕 퇴근하면 바로 뻗기 바빴다.
알바를 시작하자마자 국민취업지원제도에서 취업 처리를 했다. 고용보험 가입과 주35시간 근무 때문이었다.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난 '알바'인데 '취업' 처리가 되다니. 왠지 인어공주가 된 기분이 들었다. 물거품이 돼...
1/3분기를 보내고
칭찬할 점
슬럼프를 잘 극복했다
프로젝트 하나를 배포했다
개발자로서 방향성을 찾았다
알바를 구하고 경제 활동을 시작했다
반성할 점
운동에 소홀했다
PT 잡아야 하는데...
공부에도 소홀했다
- 특히 정처기에 소홀했다.. (ㅜㅜ)
스스로 일상 관리를 잘 하지 못했다
- 루틴을 하나하나 다시 잡아나가자
팀 프로젝트에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다